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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촌역 큰 대로변에서 조금만 들어 오면 정겨운 송현동 주택가를 만날 수 있다.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나는 주택가에 어울리지 않는 듯 어울리는 듯한 낯선 카페가 올해 5월 오픈하였다. 이탈리아 동북부 해변의 휴양지에 온 것처럼 편안한 분위기로 커피와 음료를 즐길 수 있다는 '리뎀'이 그곳이다.
여름휴가의 여유를 느끼지 못하고 지나가는 아쉬움을 진한 커피향이 물씬 나는 카페에서 평소 읽고 싶은 책 한권 읽어 보는 여유를 만나 보길 바라며 찾은 곳이다.
지금 대구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이 되었다. 50명 이상 행사·집회 금지, 오후 10시 이후 영업시간 제한(유흥시설, 노래연습장, 목용탕 등), 식당과 카페의 경우 오후10시 이후 포장 배달만 허용되고 있는 현실 속에 송현동 주택가 '카페&바'로 운영되고 있는 '리뎀' 또한 오후10시 이후는 영업을 할 수 없는 현실이다.
코로나로 힘든 시기인 2021년 5월, 카페 오픈은 분명 용기가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바로 인근에 대형프랜차이즈 카페가 있기에 자신의 브랜드 카페명으로 운영을 하는 것 또한 이 시기에 조금 무모해 보이는 부분도 없지 않았다.
매장이 아주 넓은 편은 아니지만 카페 분위기를 즐기기에 예쁘고 감성적인 분위기였다. 카페로 운영되는 입구에는 넓게 간격을 두고 테이블이 놓여 있었고 저녁부터 운영이 된다는 바는 안쪽에 위치하였다. 그리고 조금은 덥지만 야외테라스도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 요즘 핫한 SNS에서 만나는 감성카페의 모습이다. 라틴가구로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은 매장분위기는 요즘 트렌디한 분위기와도 잘 어울렸다.
여행지에서 만난 멋진 풍경그림과 사진들로 꾸며 놓은 매장 분위기 또한 요즘 핫플레이스다운 공간들이었다. 외국여행이 자유로웠던 몇년 전의 추억을 소환한 카페였다.
여행지에서 만난 예쁜 카페가 생각이 나듯 향기로운 커피향에 바쁜 생활은 잠시 덮어두고 읽고 싶은 책 한권 꺼내서 한장씩 넘겨 보게 되었다. 시간이 멈춘 듯 조용한 분위기 속에 나만의 시간을 만들어 볼 수 있었다.
여름을 맞이하여 새로운 메뉴도 개발해 송현동 주민들의 사랑방이 되고 싶다는 리뎀 카페지기 김아무개 대표와 간단하게 인터뷰도 할 수 있었다.
결혼과 육아가 여성들에게 경력단절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요즘, "바리스타자격증을 취득하고 일을 배우는 과정에서 임신으로 바리스타의 꿈은 잠시 접어두게 되었다"는 김 대표는 "전업주부로 살아오다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고 최근 일을 그만둔 친정어머니의 도움으로 지금 아니면 다시 바리스타의 꿈을 이루지 못할 것 같은 마음에 이 힘든 시기에 송현동 주택가에 오픈하게 되었다"라고 한다.
이곳 송현동 주택가로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큰 대로변에 위치하지 않더라도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나는 주택가에 오며 가며 들어올 수 있는 동네사랑방 같은 카페를 운영하면 좋겠다"며 찾다가 이 매장을 보는 순간 첫 눈에 마음에 들었던 곳이라고 한다.
새로운 메뉴를 개발 중이라는 김 대표는 "카페 오픈을 하고 가장 힘든 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작하게 되어 카페를 찾는 이들이 시간에 쫓겨 오래 머물지 못하는 점이다. 얼른 코로나19가 종식이 되어 모두 편하게 카페를 찾을 수 있길 바란다." 고 말했으며, 요즘 소상공인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공감가는 말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리뎀의 시그니처 음료로 추천해 준 '아몬드라떼'는 원두의 진하고 부드러운 맛에 즐기기 좋은 메뉴였다.
점심식사 후 자연스럽게 카페를 찾게 되는 현대인들에게 맛있는 커피 한 잔은 휴식과 같다. 커피 맛을 아는 사람도 커피 맛을 모르는 사람도 한 잔의 커피음료로 바쁜 현실에서 벗어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준다. "동네사랑방 같은 공간이 되었음 좋겠다"는 김 대표의 말처럼 송현동 주택가에 동네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
코로나19와 무더위로 지친 이때, 우리동네 송현동에서 이국적인 휴양지의 여유를 한번 만나보면 어떨까?
위치는 대구 달서구 월배로64길 12이며, 매주 일요일과 둘째와 넷째 월요일은 휴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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