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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이겨내는 젊은 소상공인

기사입력 2021.09.15 15:15 조회수 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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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이 깨끗하고 예쁜 파란색 세탁소. 자연스레 눈에 띈다. 세탁소 외관을 왜 파란색으로 꾸며놓았을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세턱소 문을 살짝 열었다. 젊은 청년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보였다.

 

흔히 생각하는 세탁소 주인은 나이가 좀 들어보이는 아저씨인데 그 고정관념을 깨고 32세 젊은 주인이었다. 송현동 앞산 내리막길에 여러 세탁소들이 있었지만 경제적 어려움과 코로나로 인해 한집 한집 문을 닫더니 이젠 백광세탁소 한집 뿐이다. 

 

백광 세탁소의 사장은 김문규씨이다. 9년 전 김문규 사장의 아버지가 운영 중이었을 땐 주위 손님과 단골들은 물론, 단체 세탁물(웨딩 뷔페,레스토랑 ,헬스장 ,사우나,관공소,기숙사, 모텔,호텔)등이 많아 몸은 힘들어도 매출이 나쁘지는 않았다고 한다. 

 

김씨는 군대 제대 후 아버지가 세탁소를 운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편찮으셨고 급하게 세탁소를 이어 받았다. 그 때 나이 23살. 김씨는 어린나이였지만 학원도 다니고 여러가지 교육도 받고 인터넷 강의도 보고 들으며 세탁일을 배웠다. 

 

하지만 집에서 빨래 한 번 안 해본 그는 여러 가지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옷 종류에 따라 세제가 다 다르고 어떤 옷에 어떤 세제를 넣어야 되는지 혼란이 왔기 때문이다. 한 번은 오리털 패딩을 세탁하면서 마지막 헹굼에 '구연산'을 넣어야 하는데 '개미산(완전 강한세제)'을 넣어서 옷이 완전히 망가져 옷값을 100%로 배상해 준 적도 있다고 한다. 

 

각종 옷에 묻은 얼룩도 잘 못 지워서 손님으로부터 "이것도 못하냐"고 핀잔을 듣기도 했다. 또 드라이 기계시간을 깜빡하고 체크를 못해 불이 난적도 있었다. 드라이 기계는 기름이 들어가기 때문에 오래 돌리면 마찰에 의해 스파크가 일어나고 자칫하면 큰 불이 날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초기에 소화기로 빨리 불을 진압해 큰 불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는 여러 경험을 겪으면서 9년의 시간도 흘렀고 기술이 많이 늘었다며 "동네분들도 누구집에 누구 이름과 얼굴은 다 기억한다"고 자랑한다. 또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다"며 "세탁 선수가 다 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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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탁소 젊은 주인의 사진

 

예전에는 주변 세탁소가 많아서 한 달에 한번 모임을 가지면서 서로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끼리 어려움도 얘기하고 많은 도움과 위로가 되기도 했는데 지금은 모임도 없어지면서 외로이 세탁소를 운영중이지만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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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 기계들의 모습

 

옷이 들어오면 컴퓨터에 입력한다. 개수를 찍어서 이름을 입력하면 영수증이 나온다. 특수용지는 물에 젖지 않기에 옷에붙혀 세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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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옷에 택을 붙히는 과정

 

위는 옷을 받아서 세탁하기 전까지 과정이다.

 

김씨는 옷이 바뀌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어 CCTV를 설치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분명 택은 여기서 찍은것이 맞지만 옷이 다르다고 주장해서 그냥 배상해준적도 있다고 한다. 지금은 CCTV로 모든걸 확인할 수 있기에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은 없다. 

 

그는 앞으로 아이디어를 더 생각해서 인터넷 판매, 세탁연관성 있는 상품 판매도 구상중이다. 

 

지금은 매출이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곧 아기가 태어난다며 더욱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웃는 김 대표를 보면서 우리시대의 젊은 청년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애처롭기도 하다. 하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화이팅을 외쳐 본다. 백광세탁소는 대구 광역시 달서구 송현1동 2006-8(중흥로48)에 있다.


[손수정 기자 ddff00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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