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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산, 그대와 내가 함께 향유하는 무진장의 보고"
무릇 천지간 만물은 각각 주인이 있기에
진실로 나의 소유가 아니라면 터럭 하나라도 가질 수 없으나
오직 강산의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은
귀로 그것을 들어 소리가 되고
눈으로 그것을 보아 절경을 이룬다.
그것을 가져도 금하는 이 없고
그것을 써도 다하지 않으니
이는 조물주가 우리에게 주는 다함이 없는 보물창고로써
그대와 내가 함께 향유하는 자원이다.
중국 송나라 때의 문인 소동파(본명:소식)의 적벽부에 나오는 말입니다.
산 좋아하세요?
우리 송현동 앞에도 보물이 무진장 쌓여있지요. 바로 앞산입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대덕산에 대해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송현동에서 30여년을 살아온 저도 알듯모를듯 한 이야기가 있어서요.
대구에는 대덕산이 두 개가 있답니다.
하나는 우리동네 앞에 있는 달서구 대덕산(해발 583.5m)이고,
다른 하나는 수성구(범물동)에 있는 대덕산(603.7m)이 그것입니다.
그 중 달서구 대덕산에 대해 알아보자면, 앞산봉우리(658.7m) 주변으로 산성산(653m), 성북산(587m)과 더불어 앞산을 구성하고 있으며, 원래 지명이 성불산(成佛山)이었으나, 조선시대 숭유억불 정책의 영향으로 유교적 명칭인 대덕산(大德山)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하며(출처:디지털 대구문화 대전), 현재의 행정구역 상으로는 상인동에 속합니다.
그런데, 앞산을 오르는 길에 있는 성불정(成佛亭)앞 표지판에는 앞산의 원래 이름이 성불산인데, 일제시대 민족정신의 말살을 위해 일제가 평범하고 별 뜻 없는 이름인 앞산(한자표기 : 前山)이라고 명명하였다고 적혀있어 어느 것이 정확한 지 헷갈리네요.
지금이 여름이고, 장마 끝에 무더위까지 한창이지만, 이제 곧 입추(入秋)입니다.
산을 오른다는 것은 힘듦, 땀 등과 동의어처럼 느껴지지만, 천천히 경치를 음미해가면서 한발한발 걸어가다보면 어느 새 정상을 만나게 되고, 그 과정 속에서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모든 것들이, 우리가 자연이라는 보물을 공짜로 향유하는 멋진 방법이 아닐런지요?
대덕산을 오르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청소년수련원(지장사) 쪽에서 올라가는 코스가 다소 가파르긴 해도 1.8km의 짧은 코스로 쉬엄쉬엄 가더라도 한 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고, 특히 봄철에는 진달래가 만발해 개인적으로 최애의 코스입니다.
게다가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숲이라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고, 숲이 주는 특유의 상쾌함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다만, 대덕산은 정상에는 표지판 이외에 아무 것도 없어 너무 허접한 게 '옥의 티'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올가을에는 조물주께서 우리 송현동 주민들에게 주신 이 멋진 선물을 많이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공짭니다, 공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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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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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덕산 잘 봤습니다. 언젠가 송현동 코스로 올라봐야겠습니다.